음양사 최신권 취월관 잡담(2) ommyouji



도만, 술을 대접받고 죽은 자와 함께 잔 이야기.

아시야 도만이라는 캐릭터를 작가 본인이 직접 <히로마사 없는 세이메이>라고 하였기에, 세이메이가 안 하는, 또는 못 하는 일을 시키기에 좋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스포일러고 뭐고 딱 제목 그대로의 괴담이라면 괴담, 훈훈한 얘기라면 훈훈한 얘기.
그나저나 저승 갔다 천국 갔다 아시야 도만 바쁘구먼요.
25년이라는 연재동안 좀 질린 건지, 세이메이도 히로마사도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만.
작가님하 팬들은 그걸 바라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구글링 해서 서평 봐도 역시나 내 느낌이 대세인 듯.
얘기 자체는 좋았습니다만.


눈을 잃다

[이 계절이 되면, 나는 항상 어쩐지 묘한 심정이 든다네]
[묘해?]
[아주 잠시 전까지 그렇게나 무더웠건만, 지금 그건 어디로 사라져버렸을까......]
[------]
[바람도 부드러워지고, 꽃과 풀 냄새까지 촉촉해지고, 마음까지 침착해진 것 같은데, 그런데 어딘가로는 묘하게 들뜬 마음 또한 이 가슴 속에 있는 듯 하네---]
[들떠?]
[말로 잘 못하겠네만, 아아, 이제 또 나이를 한 살 더 먹어버렸구나, 뭔가 찡하고 치밀어오르는 심정이라네. 아무 것도 못하고, 아무 것도 안한 새, 또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네. 그게 참 곤란한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하고....]
[어느 쪽인가]
[그러니까, 그걸 말로 잘 못하겠네. 단지....]
[단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게 그렇게 싫은 건 아닌 듯한 심정 또한, 아무래도 내 마음속에 드는 것 같다네, 세이메이--]
[흐음]
[아무래도 세이메이, 나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듯 싶네......]
히로마사는 세이메이를 보며,
[내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도, 그건, 그러니까.......]
조금 말을 얼버무렸다.
[뭔가?]
[자네란 인간이 있고, 이렇게, 이런 식으로 얘기하며, 술을 마실 수 있기에, 그런 일들이 있기에 그리 된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네, 세이메이-----]
히로마사는 말했다.
[히로마사여......]
세이메이는 그렇게 말하고 빈 자신의 잔에 술을 채우고,
[그런 말은, 갑자기 하는 게 아니라네.....]
그 잔을 손에 들고, 정원의 갈대로 눈을 돌린다.
[어이, 세이메이]
히로마사는 그 입술에 미소를 띠우며,
[자네, 지금 창피한 거지]
그렇게 말했다.
[별로 창피한 건 아니네]
[그런가---]
히로마사는 더 웃으며,
[자네도 그런 얼굴을 할 때가 있군]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른다.
[그런데, 히로마사]
세이메이는 화제를 바꾸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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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즘 느끼는 건데, 나이 먹는 게 그렇게 슬픈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과거로 돌아간다해도 그닥 내가 바뀔 것도 같지 않고.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고, 아직은 살 만 하고.
그건 그런데 당신들,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아놔..............그냥 보고만 있어도 훈훈해.
그리고 세이메이는 역시나 곤란하면 도망친다! 도망친다!




이번 얘기의 배경은 저로서는 <앗, 카모미타라시차야의 미타라시 당고!!>와 <물이  되게 맛있다던데>라는 시모가모 신사의 타다즈노모리(타다즈 숲)이 배경이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숲의 어딘가에서 반드시 생겨난다는 연리지.
조낸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면 <열 번 찍히면 안 다치는 나무 없다>가 떠오릅니다.
(.................)
짝사랑도 스토커 짓도 정도껏.(......................)
얘기 자체는 참 좋았고, 열린 결말도 맘에 들어요.

신산월기

작가가 백락천 월드(?)에 빠진 모양입니다. 아니면 한시.
짐승이 사람이 되듯, 사람도 짐승이 될 수도 있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
와카보다는 한시가 많이 나온 편이네요.
아무튼 호랑이 사건으로 히로마사 공인 외박(?).
또, 호랑이 사냥에서도 히로마사가 칼을 든다는 표현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그러니까 중장은 무관이 아니라고요. 히로마사 또한 무관이 아니었고.
백락천 시 자체는 좋아하지만 얘기 구성도 매끄러운 편이지만 그닥 재밌진 않았네요. 흐음.

우경

견우직녀 이야기야 뭐 동양권에선 클리세긴 하지만 이렇게 쓸 수도 있네요.
아시야 도만의 <난 맘만 먹으면 천제와도 만날 수 있다능 하지만 지옥의 옥졸들과 술 마시는 게 더 어울린다능>에 개뿜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에 계신 분들도 저렇게 다른 분을 좋아하고, 질투고 하고 그러는군]
[하늘의 별도 이 세상에선 지나가는 것 하나에 불과하다네. 수명의 길이야 차이가 있으나 모든 것은 언젠가는 끝난다네.......]
[그런가, 신들도 끝이 있나]
[음]
[그렇군, 끝이 있기에, 인간처럼 사랑도 할 수 있는 거로군......]

세이메이 당신 천체관측이 주특기인 음양박사지만 확실히 맞는 말씀을.
그리고 그 말에 그렇게 대답하는 히로마사도 러브리.


망월의 오위

이번 세이메이는 D백작이 떠오르네요. 하기야 좋은 건 수집해서 작 써먹고 있긴 하지만.
(대개 히로마사가 재주를 넘고 챙기는 건 세이메이라 문제지만서도)
이백의 시와 괴담과 훈훈한 결말이 잘 섞였습니다.
그래도 혼자 안 즐기고 히로마사랑 같이 즐기니까 용서(?).


야차 노파

세이히로 커플 아니 콤비가 안 나오고 도만만 나오는 두 번째 이야기.
하지만 모성애와 집착과 아들들의 효도와 함께 아주 괜찮은 이야기였습니다.
아니 아주 슬픈 이야기라고 해야하나.


작가 스스로가 모험을 해봤다는 최신권인데, 이야기 자체는 좋지만 역시 음양사, 하면.
세이메이의 집 툇마루에서 세이메이와 히로마사가 술잔을 주거니받거니 하다가
가세나 가세나 일이 그리 되어서.........의 전개가 좋긴 합니다요.
그나저나 아시야 도만 그렇게 쓸 거면 카모노 야스노리나 좀!!!!!!!!!!!!!!!!!!!! OTL

덧글

  • 연후 2013/06/27 18:18 #

    첫번째 나이먹음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세이히로 커플! 좋긴 한데...난 정말 좋긴 한데 왜 부끄러움도 역시 나의 몫일까요. 손발이 오징어처럼 오글거리더라고요. 그리고 어디서 이 양반들 솔로 앞에서 염장이냐!!! 싶고요. ㅋㅋㅋㅋ저 모니터 앞에서 진짜 "으악~"하고 소리질렀어요;;그리고 귀요미 히로마사 양반이 무관이 아니라니(그시대를 살았더라면 실컷 놀려주고 곯려주고 괴롭히고 싶은 저의 마음..ㅎㅎ) 이때껏 무관으로 알고 있었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요. 음양사 이제껏 헛으로 봤나 싶고..ㅠㅠ 바쿠 아저씨, 미안해요!
  • 사노 2013/06/27 21:40 #

    dksld
    아니에요ㅎㅎㅎㅎ바쿠샘 본인이 처음엔 무사라고 썼다가 나중에야 아 아니었네, 하고 팬들과의 대화에서 얘기하고 그 다음부터는 무사라거나 큰칼이란 묘사가 빠져버린 거니까요;;;;
    세이히로의 대화는 그냥 염장이죠. 하지만 엄청난 인생의 내공과 깨달음이 담겨있어 느무 좋아요.
  • 사노 2013/06/27 21:46 #

    1998년 처음 나온 <부상신의 권> 문고판부터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는 관인이며 아악가다, 하고 상세하게 쓰고 그 훨씬 전부터 무인 혹은 큰칼이란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아놔 그러니까 왕족 출신 귀족에게 중장이란 건 걍 장식인데....하기야 처음에는 아베노 세이메이를 쓰려고 쓴 거지만 쓰다보니 미나모토노 히로마사에게 빠져서 묘사가 달라졌다고도 합니다. ㅎㅎㅎㅎ 자기 실수라고 생각했는지 <부상신의권>에선 아예 "문인"이라고 또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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