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추락, 학교 붕괴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 시시껄렁한잡담




사범대의 필수 코스, 교생 실습을 나갔습니다.
모 소도시의 논 가운데 있는 제법 얌전한 여고였습니다.

반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던 아이가 한 명 가출했습니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대낮에 술에 불콰하게 취해서는 학교 교무실에 난입했습니다.

[담임 불러!!]

수업중이던 담임이 급히 교무실로 갔습니다.
부담임....아니 교생이던 저도 따라갔죠.

다짜고짜 그 애비란 사내는 담임(50대 중반 남)의 멱살을 잡고 따귀를 때렸습니다.

[애를 어떻게 가르치길래 애가 가출을 해, 가출을! 어떻게 책임질 거야!!!]

다들 어버버버하고, 남자 선생님 몇이 달려들어 겨우 떼어놓았습니다.
아니, 필사적으로 말렸죠.

아버님, 아버님, 진정하시구요, 얘기 좀 들어보세요, 아버님.
화가 나시는 건 알겠는데 폭력은 좀 어쩌고 저쩌고.

그 애는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가출했었습니다. 네.

그 담임선생님은 아버지의 사과도 아무 것도 받지 못했고.
학교에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했습니다.

버러지 같은 교사와 학교도 있지만 이렇게 체벌금지 어쩌고 훨씬 전부터, 약 10여년 전부터.
이미 교사는 학부모한테 봉이었다능.

물론 공공연히 촌지 요구하는 쓰레기를 초등학교에서 본 사례도 있지만.
중등에서는 이상하게 학부모가 교무실에 난입하면 완벽하게 갑이더라구요.

학교는 교육청에 좋은 평가를 받아야 예산이 내려오지요.
모든 건 돈이 문제죠. 네.
모든 정책은 돈 아니 예산과의 싸움이죠. 네.

요즘 뉴스를 보면 그 여학생과 그 애비가 떠오릅니다.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


뱀발: 전철에서 자리 양보해달라고 칭얼거리는 초딩 고학년을 내세우며 나에게 자리 양보 강요하더니 안 하니까 욕설까지 지껄이던 애 엄마. 그 때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죠. [당신이 했던 짓 그대로 당신 애가 보고 배우고, 당신 나이 들고 당신에게도 해줄 거에요]. 방긋방긋 웃으면서요. 근데 이거 교사들은 말 못하죠. 그렇게 말하고 싶겠지만.




덧글

  • alex386 2011/06/22 18:12 #

    아아 제가 눈팅만 하고 다니지만 저도 교직에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 댓글 남기지 않을 수 없군요.
    제가 있는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학생이 한예슬 추돌 사기 사고를 재연한 사건도 있었답니다.
    백미러에 슬쩍 닿았을 뿐인데, 심지어 나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떠났는데 다음날 고소 크리........몇 백을 가지고 갔답니다.
  • 후까시 2011/06/22 18:30 #

    ㅎㄷㄷ 하네요....
  • 은화령선 2011/06/22 18:17 #

    .... 그아이... 어덯게 살고있을까...
  • alex386 2011/06/22 19:36 #

    그 아이 잘 살고 있습니다.
    어느 돌아이 학생은 수업 중 여선생이 뭐라고 지적하자 벌떡 일어나서 손가락질 하면서 하는 말이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였습니다. 정말 제가 있는 학교에서 실제로 있었던 드라마, 영화같은 일.
    근데 그녀석 여선생한테는 한 번씩 다했다더군요. 남선생은 무섭고 여선생은 그런 일을 당하면 쉬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기고만장하게 계속했다는 군요.
    알고 봤더니 말투로 봐서는 정치인 아버지라도 가졌나 했는데 같은 교육업에 종사하는 아버님.
  • watermoon 2011/06/22 19:27 #

    중학교 쌤인 친구를 옆에서 지켜보면...
    오호,... 정말 저희때랑은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하긴 저도 중등 학원 몇개월갔다가 학을 뗐다는....

    제 친구 학교는요
    학부형이 석유통들고 교무실로 난입했던적도 있어요
    자기 자식만 졸업앨범 안줬다구 무시하냐고..
    사실은 그놈이 돈을 중간에서 딴데로쓰고 끝까지 안내고
    선생님은 계속 아버지한테 연락해도 연락안됐다는... 뭐... 여튼 벼라별 일이 다 있더라구요
  • 도시조 2011/06/22 22:28 #

    학원에서 일하는 강사지만.....학원 강사도 조마조마 합니다.
    언제 클레임 들어오고 애들이 반항할지 모르니 ㅠㅠ
  • seaman 2011/06/22 23:24 #

    그동안 교사들의 쓰레기 마인드가 오히려 문제였죠.
  • seaman 2011/06/22 23:25 #

    시민을 상대하는 공무원의 일종으로서, 그런 못되먹은 마인드나 보이니 이런 결과를 맞는 겁니다.

    기껏해야 특정직 7급 공무원이면서 마인드가 잘못돼 있었죠
  • denier 2011/06/23 01:09 #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논리가... 너무나도 잘 먹히는 사회가 아닌가 싶어요 전반적으로;
    굳이 강자 약자를 떠나서 [내가 얘한테 무슨 짓을 하더라도 얘는 어느 모로 따져봐도 나한테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못하겠군!]
    이라는 어이상실 전제 하에 안하무인으로 돌변하는 자들이 참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인 것 같구요.

    ps 그나저나 사노님은 지하철 진상을 참 많이 만나시네요;;;
    저는 아직까지 저에게 직접적으로 시비거는 진상은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다는... 운이 좋은 편이라 생각해야 하겠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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