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나이가 벼슬이 된 걸까. 개인적 잡담


1. 노약자석도 아닌 일반좌석에서 너무 피곤해 졸다가 노친네(노인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에게 머리를 얻어맞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만만해보이는 젊은 미혼여성만 노리나 했는데 들어보니 학생처럼 보인다면 남녀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진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젊은 것들>만큼, 아니 더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늙은 것들>이 많이 보인다.

2. 카네시로 카즈키의 <GO>라는 소설에 이런 구절이 있다. 한국인은 아직도 유교에 사로잡혀있고, 유교는 대충 한 마디로 줄이면 [윗사람한테 거슬리지마라]. 어쩌다 유학이 이렇게 변했을꼬.

3. 사실 공자는 예절과 도덕을 말할 때 상호간을 먼저 말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 공자가 만든 유학은 한국에서는 성리학이 지금의 개독만큼이나 유일철학, 신앙이 되어 반대의견은 [님하 삼문멸족 고고씽]이 되면서 썩어버린 것 같다. 자고로 고인 물은 썩기 마련. 원래는 좋은 취지였던 장유유서가 이렇게 [나이가 벼슬이냐]가 된 것도 유일신앙 등 비판과 토론을 존중하지 않는 절대신앙으로 변해버린 것을 생각하면 거 참. 원래는 없는 자들, 제일 아래에 있는 자들을 위한 종교가 요즘 한국에서는 이하생략.

4. 중국은 유학의 본고장인데도 원래 언어가 그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놈의 최소한의 문화적이지도 않은 <문화대혁명>의 그나마 괜찮은 개념 덕분인지 가정일에서의 남녀평등만큼 나이의 족쇄에서도 한국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

5. 마찬가지로 유학을 한국에서 중국보다 더 많이 배운 일본은 공경어 겸양어 등이 한국만큼 발달되어있음에도 나이의 족쇄에서 훨씬 자유롭다. 일례로 <소년탐정 김전일---긴다이치 소년의 사건부>에서 주인공 김전일은 나이가 10~20세 위인 형사들에게 반말을 쓴다. 물론 이런 애들이 많은 건 아니지만 나이차가 나도 친구가 되고 반말을 쓸 수 있는 건 한국과 일본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차이가 있다. 실제로 일본서 학교 다니는 조카들에게 물어보니 친해지면 담임에게도 말 놓는단다.

6. 물론 무례함을, 배려 없음을, [난 쿨해~난 자유로워~난 자유인이야!]하고 착각하고 사는 젊은 것들도 썅썅바스러운 것들이지만 어찌 된 것이 공공장소에서 안하무인으로 더 난리치는 건 [나이가 벼슬]인 늙은 것들이 많은가. 아마 나만 그럴 지도. 아니, 적어도 출퇴근 시의 대중교통에서는 이게 맞는 지도.

7. 좌우지당간 한 달에 한 번 꼴로 대중교통에서 [너는 애비애미도 없냐]는 늙은 것의 호통에 [저의 부모님은 댁의 부모님처럼 저를 키우신 게 아니라서요]하고 말하는 것도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공자는 대접 받고 싶으면 먼저 윗사람부터 행동을 똑바로 하라고 했는데요]라는 말도 질렸다. 좀더 씽크빅한 말 없나. 물론 저 말을 하면 늙은 것은 [이 위아래도 없는 것!]으로 다시 호통치기 마련. 그러면 [위아래도 없는 것보다 근본 없는 댁이 더 문제십니다]하고 비꼬지만 아무튼 늙은 것들이 최고 많이 치는 드립은 [애비애미도 없냐!]인 것 같다. 진짜 애비애미 없는 사람을 만나 큰코 다치시길 빈다.

8. 물론 여기서 말하는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늙은 것들을 전체 노인으로 착각하고 쓴 글이 아니라는 것을 뱀발로 붙여둠. 세상은 아직 정상인이 더 많아서 그럭저럭 굴러가는 법.

9. 모 지인은 이꼴저꼴 보기 싫어 결국 면허 따고 차 샀다고 한다. 솔직히 이해는 간다.

10. 하지만 난 기계치에다가 돈도 없잖아? 안될 거야, 아마.

뱀발: 한 번은 애비애미 드립 계속 치던 인간이 [이 *만한 년이!]하면서 손을 들길래 조용히 핸드폰을 들고 [지금 다 찍고 있습니다. 경찰 부르겠습니다] 했더니 쌍욕을 지껄이며 다음역에서 도망치듯 내렸던 기억이.

뱀발 둘: 제일 황당했던 건 그렇게 드립친 노인이 ㅆㅂㅆㅂ하면서 옆칸으로 가자 내 옆에 앉았던 왠 아저씨가 [학생, 학생이 잘못했네. 나이든 분에게 그게 무슨 짓이야]했던 일이지. 암. 그래서 나는 쏘쿨하게 말했다. [학생 아니구요, 나이 먹을 만큼 먹은 3*살입니다. 그리고 아저씨는 그 노인분하고 비교하면 아~주 젊어보이시는데 왜 본인은 양보하지 않으셨나요?]했지.
.......주위에서 갑자기 폭소가 터졌다. 근데 이 제일 황당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닌 것은 안 개그.
하지만 30대엔 나를 아줌마로 부르지 않고 학생으로 불러준 아저씨에게 감사를 느낀 것은 개그.
(....................)

뱀발 넷: 어디로 보낼까 하다고 이거야말로 개그라는 생각에 개그 밸리로.

덧글

  • 스페쿨라트릭스 2011/05/28 23:51 #

    ...... 40대 남성조차도 연장자(?)에게 학생으로 불리웠다고 하데 ;;;;;


    p.s : 그 늙은이(노인네라고 하기도 싫다.)는 분명히 젊었을 시절에 지가 받고 싶은 만큼(?) 노인 공경 따위 하지도 않았다..에 만원 걸겠다. -_-; (소싯적엔 개차반이었을 게 뻔함. 저러다가 언제 저 늙은이, 제대로 임자(!) 만날 듯 싶다.)


    p.s 2 : 장유유서란 육체적인 연령대가 아닌 정신적 연령대에서 우러나오는 인품과 경륜을 더 중요시하는 게 원 뜻일텐데....
  • 레네트 2011/05/29 00:35 #

    머리를 얻어맞진 않았지만, 앉아서 피곤해 잠을 청하며 잘 가고 있는데 앞의 연장자 한 분과 그분의 자녀로 보이는 한 분(=참고로 두 분 모두 저보다 나이가 많아'보였'음)께서 와서는 대놓고 앞의 절 욕하더이다'A'

    ㅠㅠ아니 연세가 많으신분이면 비켜드릴터인데, 그때 전 거의 반죽음상태인데다 제가보기에 30대인지 40대인지 애매하신 분이었다구요ㅠㅠㅠㅠ으엉 난 억울해...라고 생각하고 있심다;ㅅ;
  • 청풍 2011/05/29 00:58 #

    등산할때는 힘이 넘치지만 지하철만 타면 노약자란다 'ㅅ'ㅗ
  • 차원이동자 2011/05/29 11:20 #

    지하철 때문에 힘이 빠진다...
  • 잠본이 2011/05/29 18:55 #

    어서 쫓아가! 경로우대권을 맞았으니 멀리가지 못했을거야
  • 슈엔 2011/05/29 18:56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댓댓글추천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청풍 2011/05/29 19:08 #

    안녕하세요 신입 노약자 "등산객" 입니다.
  • watermoon 2011/05/29 01:03 #

    저는 아직 지하철 5개월차라 그런 경험은 ........
    아마도 짧은 시간 타고 출퇴큰 시간을 미묘하게 비켜타서 그러겠지요.

    근데 의외로 제 친구가 임신해서 배 엄청 나와 다닐대 의외로 남자들은 안비켜주는데
    아줌머니나 할머니들은 자꾸 앉으라고 비켜주고..
    저희 신랑은 가끔 출퇴근 시간에 아줌마랄까 50대 60대분들이 막무가내로 파고들고 끼어든다고 투덜대기는 하더군요.

    예전에 다문화여성 수업할때 한국에서는 노인들한테 자리를 비켜주기도 한다. 라는 말을 하니까
    독일에서 공부하다온 몽골여성은 독일에서는 노인분들한테 자리 비켜주면 화를 내기도 한다고 말하더군요.
    나이대접이라는건 솔직히 어디까지 해야할지 애매할때가 있어요.


  • 아무니 2011/05/29 02:52 #

    바로 어제 울 오빠와 거기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요.
    오빠가 올해 예순아홉이거든요.
    입을 삐뚜름하게 해서 웃으시며 하시는 말, "돈 내고 타는 젊은애들한테 공짜로 타는 늙은 것들이 유세를 떠는 게 얼마나 가관인지 몰라. 젊은애들이 놀러다니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랴 일하랴 좀 바쁘고 피곤하겠냐고. 그런데 배낭 멘 차림이거나 입에서 술내 푹푹 풍기며 젊은애들더러 자리를 내놓으라니. 제가 잘나 늙은 것 아닌데 그게 뭐 자랑이라고."
    상식이 있는 칠순 노인한테도 몰상식한 '늙은 것'이 구역질난다데요.

    우리나라에는 점점 노인들을 공경하지 않는 젊은이가 늘고 있어 보입니다.
    경로사상 투철하다는 것도 옛말, 이제는 오히려 다른나라보다 뒤져 보인다고도 하데요.
    젊은이 탓이라기보다, 공경하고 존경할 노인들이 사라져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딸네 동무들 말마따나, '경로'보다는 '격노'가 앞선다고 하니 말이지요.
  • mutt 2011/05/29 04:36 #

    자리양보는 '미덕'이지 '의무'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어르신들이 일부 계신 것 같네요. 자신이 편히 갈 수 있는데 자신보다 조금 더 약해보이는 이에게 자리양보를 한 사람이 칭찬받을 만한 거지, 자리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욕먹을 건 아니라는 말이죠.

    이건 개그(?)지만 저희 엄니아부지는 자리가 생기면 절 앉히십니다. 당신들에게 전 귀한 자식이니까요...
  • 야동의정석 2011/05/29 05:38 #

    결국 이 글의 레알 목적은 미괄식으로 정리하셨군요.

    하지만 30대엔 나를 아줌마로 부르지 않고 학생으로 불러준 아저씨에게 감사를 느낀 것은 개그

    추카드립니다..........ㅎ
  • 키르난 2011/05/29 08:04 #

    지하철 이용 1*년차인데 아직 저런 사람은 만나본 일이 없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지요... 아마도 제가 타는 시간대랑 방향이 사람 이용이 덜한 데다, 앉기만 하면 꾸벅꾸벅 졸아서 건드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고요. 여튼 사족 두 번째의 대처가 멋집니다.
    지하철보다는 버스 쪽이 더 대처하기 어려운데, 구간이 짧은데다 졸기 더 어렵거든요.=_=
  • 글월문 2011/05/29 08:52 #

    예전에 어떤 뻔뻔한 등산갔다오시는 아주머니께서는 대놓고 학생 자리좀~
    하셨죠. 그것도 떼로 몰려와서는 얼굴도 참 철판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그냥 꼴을 보고 비켜드릴사람은 비켜드리고 안비켜줄 사람은 안비켜주기로 했습니다.

    예의나 인정머리 없고 천하게 생긴 사람에게 양보할 자리는 없으니까요.
    아마 그런 분들은 젊었을 적에 어른에게 욕하면 욕했지 예의차리진 않았을 겁니다.
  • 차원이동자 2011/05/29 11:21 #

    저같은 경우는 더 나이 많아 보이는 분께 양보ㅋ
  • yucca 2011/05/29 12:00 #

    요즘 학생들도, 직장인들도 얼마나 피곤한데 젊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비켜야하는 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저희 어머니는 버스에서 젊은 친구들이 일어나면, 제가 생각나서 그냥 앉으라고, 피곤할텐데 그러지 말라고 하시는데 말이죠.
    예전에 저는 아예 자리가 비어도 앉질 않았어요. 앉았다가 몇 정거장 안가서 일어나야되니까...근데 제가 사는게 피곤하다보니 앉게 되더라구요.
    차 타자마자 젊은 사람들 있는 쪽으로 돌진해 오는 사람들에겐 절대 양보 안합니다. 버스같은 곳에선 무릎으로 계속 툭툭 치기도 하죠. 그럴수록 더 굳세게 앉아있어요. 그리고 누가 뭐라하면, 일 때문에 3일동안 야근했다, 병원에서 퇴원한지 얼마 안됐다, 뭐 그런 말을 합니다. 실제로도 피곤하니까요. 어차피 그렇게 따져오는 사람들은 무슨말을 해도 안먹히기 때문에 몸이 안좋다고 하는게 편한 것 같아요. 나이가 더 들면 몸 푼지 얼마 안됐습니다...도 시도해볼까합니다.
  • 리언바크 2011/05/29 13:19 #

    돈도 안내고 무임승차하는 것들한테 지정석을 주는 것 자체가 개그.
    배려를 위해 마련해두었던 것이 어느새 당연한 의무가 되어버리고,
    이제는 제도를 뜯어고치려 해도 기득권이 되어버린 탓에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데다가
    왜 사람 1인분짜리 등산베낭 메고 남들 피곤하게 퇴근하는 시간에 얼굴 벌겋게 취해가지고
    만행들을 저지르는지...(그 가방 안에는 뭐가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출퇴근 만원버스, 만원전철 시간에
    민폐인 것만큼은 확실함. 무임승차가 아니라 운임을 두배로 받아야 함.)
  • ayh1800 2011/05/29 16:00 #

    웃기는 게 저 같이 덩치 있는 사람한테는 정말로 시비 안 겁니다. 최악이었던 건, 임산부께서 임산부 지정석에 앉아 있는데 지랄지랄 거리시던 양반. 결국엔 옆에 계시던 더 나이 있어 보이시던 분이 화를 내시더군요. 왜 임산부한테 소리지르냐고. 뭐 별 인간들 다 있습니다.
  • 은화령선 2011/05/29 16:14 #

    글쓴이가 자신이 동안이라고 은근슬쩍 말하는게.. 개그?!

    내세울게 없는 애들은 유일하게 내세울게 나이밖에 없는거죠
  • 레쥬써니 2011/05/29 20:11 #

    써니:
    노약자석이 좁아서 문제, 노약자석있어도 일반좌석에 앉는 분들도 많은 듯 ,
    (대부분 노약자석이 비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약자석에 안앉고 일반좌석에 착석하시더랍니다)
    요즘 진짜 문제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 크롱 2011/05/29 21:10 #

    임산부가 앉아있는데(초기라 티는 안났음) 어떤 할머니가 저 안에 있는 그분을 콕 찝어 일어나라고 하시더군요.
    입덧 있으신지 창문 열고 코 박고 계셨는데ㅜㅜ
    '저 임산부에요' 하자 '너만 애 낳냐?' 드립...
    주변에서 웅성웅성 소란이 일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더러워서) 여기나 앉으라고 하자 죽어도 그 자리에 앉아야겠다고^^...
    무섭데요 정말, 그 임산부 분이 안쓰럽더라구요. 임신 초기에 스트레스 받으면 안 좋은데 말이죠...
  • 아무니 2011/05/31 14:55 #

    노인네인 우리 오빠가 그러던데요.
    임산부는 요즘 국가유공자 아니냐고.
    거기에 자리 내놓으라고 하는 늙은오빠들 문제 심각하다고. ㅎ
  • 크롱 2011/06/03 13:37 #

    그러니까요...
    다른 사람 많아도 부득불 거기 앉아야겠다는..
    유난한, 이상한 사람들이 있지요
  • Speedmaster 2011/05/29 22:58 #

    잘읽었습니다. 출퇴근길 막론하고 4호선과 1호선은 지하철이 아니라 노인철-_-이죠. 덕분에 경로석은 텅텅비어있는데 모두들 일반석에 꼭꼭앉으셔서 자리에 못 앉을때는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자리에는 앉고 싶지만 난 아직 젊다고!' 인건지. 허허.

    다만 4번의 예는 좀 부적절하지 싶습니다. 관련 전공자로서 문화대혁명은 그야말로-_-;;;;;;;; 10~20대의 홍위병들이 패거리로 몰려다니며 <제자가 (죄없는) 스승+지식인+etc을 두드려패고> <자식이 (죄없는) 부모를 고발해서 인민재판을 벌인> 개념따위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사건이었으니까요. 모택동의 정치적인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이게 혁명인지 폭동인지 공부하면서 스스로도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여튼 그런 사건과 나이의 문제는 초큼 차이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사노 2011/05/31 14:07 #

    으음, 저도 문화대혁명을 전공하지는 않았으나 [최소한 문화적이지도 않은 문화 대혁명]이라고 썼습니다. (^^);;
    그리고 중국의 모든 걸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원흉이지만 적어도 [나이가 벼슬]인 것도 날려버린 건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이 문화대혁명은 혁명이 아니라 폭동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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