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대화란 쌍방통행이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여행지에서 현지인에게 말을 거는 이유는


까를로스 님의 얼음집에서 좋은 글을 봤기에 업어옵니다.


저는 해외로 여행을 간다면 그 나라의 기본적인 말----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 얼마인가요, 잘 가세요 등등----은 배우고 가는 게 기본 예절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입니다.



부전공이 국문과에다가 사범대였던지라, 언어소통에 관한 수업은 나름 받아보았습니다.


대화란, 쌍방통행입니다. 대화란 일방적으로 한쪽에서 한쪽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여행에서의 대화는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말은 논쟁에서 쓰이는 것이지 대화에서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엔 별별 인간들이 있기 마련이라, 실제로 일본에서 영어를 써 대접 받으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자국어보다 영어 만세를 외치는 인간은 어디나 있을 테니까요. (거기서 나고 자란 친척들은 그랬냐고 되려 반문하지만요)


무엇보다 까를로스 님께서 명쾌하게 설명해주신 [최소비용 최대효과의 법칙]이 마음에 드네요. 타지에서 현지인에게 묻는 질문은 나의 정보 습득을 위한 것입니다. 최소비용 최대효과----아 이거 MB라간님하가 좋아하는 작은정부의 법칙이군요----를 거두려면, 상대가 잘 모르는 언어를 사용해 승리의 쾌감을 얻는 것은 안드로메다만큼은 아니지만 지구와 토성 만큼 거리가 있네요.


처음 일본 갔을 때는 정말 기본적인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실례합니다, 얼마에요]를 빼면 일어는 한 마디도 못했었습니다. 그 때 저도 [익스큐즈미]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접근 자체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다 도망가요....T-T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니 저도 서울에서 외국인---어떤 외국인이든---이 익스큐즈미~~~하고 다가오면 [노우 잉글리쉬!]하고 도망갈 것 같아요;;; 영어 잘 하는 언니와 같이 갔을 때도 그닥 대접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뱀발. 국어교육과 교수님 중 한 분이, [도대체 이놈의 나라에선 대화에 대해 가르치지를 않아! 공교육에서 가르치지 않으면 도대체 어디서 대화에서의 상대방 존중을 배우느냔 말이다!!] 하고 울분을 토하셨는데, 어차피 학교란 곳이 대학 가기 위한 전초기지인 우리나라에서 참 욕보십니다.....


뱀발 둘. 학교 교육, 가정 교육 자체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승리 쟁취를 가르치지요.

뱀발 셋. 노파심에서 써두지만 가는 곳이 일본이 아닌 그 어느 나라라 할 지라도 대화의 법칙은 같습니다.

by 사노 | 2008/01/30 11:02 | 시시껄렁한잡담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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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天照帝 at 2008/01/30 12:43
그 선빵 얘기에 식겁했죠 정말. --;
Commented by blus at 2008/01/30 12:53
저만해도 외국인이 '헤이~보이~ 익스큐스미~'하면 간단하게 호전적으로 '왔?!' 혹은 '파든?!MHUNGME?!'하겠지만 '거긔 소니언~ 쉴례함믜다~'하고 온다면 더 즐거운 마음으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호감의 차이는 중대한 것인데 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지...:_:....
대체 무엇을 위한, 그리고 그 결과로 뭘 얻는지도 모르는 채 눈가리고 승리를 위해서만을 달리는 세상입니다.
Commented by DOSKHARAAS at 2008/01/30 13:24
MHUNGME?! 는 혹시 뭥미?

대화의 법칙은,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을 쓸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물어보면 한국어로 대답합니다.
못 알아들을 때만, 다른 언어로 소통을 시도합니다.

근데 이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뭐하러 승리?
아니, 애초에 어떻게 해야 승리?
Commented by Hekate at 2008/01/30 17:27
농담이라도 저런 생각은 좀 위험하죠. 이기기 위한 대화라….;;
Commented at 2008/01/30 21:5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사노 at 2008/01/31 10:07
관공 도노, 농담이라지만 그 농담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모든 것이 보인 전 막장인가효....

blus 님, 교육백년지대계인데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아직도 그렇게 이겨라, 이겨라만 가르치니...T_T 거기에 쁠러스 일본의 잘못된 과거 정리가 큰 원인입니다만;;;

도스까아라스 님, 농담이라곤 하시지만 좀 그렇죠;;

Hekate 님, 저런 농담이 재밌게 통하는 사회입니다;;;

비밀댓글 님, 정보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1/31 10:50
외국에서 말을 걸 때,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 못지않게 표정도 고려해야할 듯 싶어요.
미국에서는 웃으면서 편안하게 다가가는 게 일반적인 데, 일본에서는 약간 미안하다는 표정을 보여줘야 상대방이 경계를 푸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사노 at 2008/01/31 20:45
marlowe 님, 아 정말 표정과 제스추어도 언어소통에 들어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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